지금으로부터 70년 전, 1948년 5월 10일에 첫 총선이 있었다. 당시에도 유세차량이 도심 곳곳을 돌아다녔을까. 선거 포스터는 지금과 비슷할까. 선거라는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의 풍경은 어떠했을까.강원 동해시로 향한 날은 6월 2일 토요일이었다. 기자의 할아버지가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이름은 주행수, 올해로 91세다.할아버지는 중절모를 쓰고 양복을 입었다. 안부를 물었다. “늙은이가 어떤 말을 해야 도움이 될까 고민하느라 간밤에 밤잠을 설쳤지 뭐야(웃음).”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민주항쟁 등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대한민국헌정회 사무실을 찾았다. 비서실에서는 “이렇게 무턱대고 찾아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음 날 전화를 걸었더니 유용태 회장은 흔쾌히 응했다. 6월 8일 인터뷰에는 황학수 부회장과 김의재 정책연구위원회 의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이 모인 단체다. 유 회장은 원로로서 국가와 정치가 국민과 함께 가도록 기여해야 하는 소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신념을 보였다. 유 회장은 헌정회의 제20대 회장이다. 제15대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6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다문화가정 인구는 96만 3174명이다. 다문화가정 출생아는 해마다 2만 명 정도. 지난해 한국의 출생아가 35만 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다.한국 교육계는 점차 늘어날 다문화인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 중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6.13 교육감 후보자의 선거공약을 분석했다. 다문화 출생아가 가장 많은 5개 시도가 대상이었다. 경기(15만 3663명) 서울(9만 7490명) 경남(4만 1313명) 인천(3만 6019명) 경북(3만 4280명).5개 지역의 교육감 후보는 20명
“공천을 받고 나와야지.”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정당공천을 받아야 당선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울시 구의원 419명 중 무소속은 3명에 불과하다. 당선되라면 공천을 받으라는 말이 합리적으로 들린다.이런 상황에서 구의원 프로젝트는 평범한 사람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가장 작은 단위의 선출직인 구의원에 도전해 동네부터 바꾸자는 움직임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4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안녕하세요. 구의원 후보 차윤주입니다.” 차 후보(36)는 4월
“먼저 결혼한 교사가 애 먼저 갖고, 그 다음 결혼한 교사가 나중에 가지면 되잖아.” “(교사 2명이 임신하여) 내가 지금 당황스럽다. 대체교사를 3명을 쓸 수는 없으니 내년에 애를 가져라.”서울의 어느 어린이집 원장이 2017년 2월 보육교사에게 했던 말이다. 교사들의 ‘임신순번’을 강요한 셈이다.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원장의 발언이 보육교사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여성차별 금지에 어긋난다고 같은 해 10월에 판단했다. 서울시장에게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모성보호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준수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던 이유다. 서울시의 이윤
“어린 게 예의 없고 찌질하다.” “내 아들이라면 삽과 포크레인으로 묻어 버리겠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A 씨는 민원을 제기했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공무원들은 동의 없이 A 씨의 거주지 등 개인정보를 열람했고,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A 씨는 광명 시민인권센터에 인권침해라며 진정했다. 해당 공무원은 인권교육을 이수해야 했다.수원에 사는 B 씨는 자신이 일하는 복지시설로부터 원치 않는 종교 행사에 참여하라고 강요받았다. B 씨도 수원시 인권센터에 진정을 제기했다. 센터의 도움으로 복지시설의 직원채용 공고에 있던 특정종교 편향적인 문
약 193조.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에 할당된 예산이다. 행정안전부의 ‘2017 행정자치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에 비해 8조 이상 늘었다.지방의회는 지방 살림에 새는 곳은 없는지,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산과 결산 심사를 통해서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이 일을 잘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론도, 시민도 큰 관심이 없다.지방의회는 예산안과 결산안을 어떻게 심의할까. 재정 감시기능은 잘 수행하는 중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16개 광역자치단체의 원안통과율을 분석했다. 원안통과율이 높다는 말은 지자체
서울 용산구의회 대기실은 한산했다. 좌석 40여 개. 기자가 찾아간 2월 2일에는 동빙고동 주민 4명이 창가 자리에 앉았다. 모니터가 행정위원회 제1차 회의시간을 알려줬다. ‘제237회 용산구의회 임시회.’ 바로 옆 게시판에는 ‘방청인 준수사항' 8항목이 공지됐다.주민 이상권 씨(72)는 앉지 못하고 대기실을 서성였다. 정확한 방청시간을 알 수 없어서다. 이 씨가 방청할 복지건설위원회 제1차 회의시간은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는 지나가는 구의회 직원을 붙잡고 물었다. 담당 직원이 오전 11시 쯤 안내하겠다고 했다.
서울에는 시의회와 자치구별로 하나씩, 모두 26개의 지방의회가 있다. 시민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지방의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를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가깝고도 먼 지방의회를 기자가 찾아갔다.의회 홈페이지로 정보검색기자는 지방의회를 참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에 물었지만 직접 본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회의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시민이 아무 조건 없이 볼 수 있는지 막막했다. 이때 의회 홈페이지가 유용했다. 기자는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통해 회의일정과 시간을 확인했다
서울시의회의 재석률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팀은 2014년 7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열린 87개 본회의 중 전자투표가 있었던 29개 본회의를 조사했다.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버튼을 누르면 참석으로 기록된다. 마지막 차례로 안건이 상정됐을 때, 의원은 버튼을 눌러 투표한다. 이름이 참석자 명단에만 있다면 중간에 자리를 떴다고 추정된다. 투표자 명단에 나오는 이름을 기준으로 취재팀은 끝까지 자리를 지킨 재석률을 확인했다.조사대상은 시의원 106명 중 재보궐 당선자를 제외한 102명이었다. 회의록에 기재된 참석자
서울시의회에서 재석률 1위를 기록한 의원들이 인터뷰 요청을 받고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에게 건넨 첫 마디는 같았다. “어쩌다 저를 찾으셨나요?”이들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여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호근 의원(강동구), 야당에서는 국민의당 최판술 의원(중구)이었다. 두 의원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박 의원이 초선으로서 4년 동안 지킨 원칙은 경청과 질문이었다. 선배 및 동료의원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조례를 만드는지 알아야 서울시 전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1년 동안은 묵묵히 회의장에
지난해 서울시의회의 마지막 본회의는 2017년 12월 20일 오후 2시 7분부터 열렸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중증장애인 진로 확대를 위한 일자리 사업조례안’, ‘서울특별시의회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모두 110개.양준욱 의장이 개의를 선언하고 송인상 의사담당관이 특별위원회 구성과 발의안건을 보고했다. 개의 5분 뒤 안건별 가부결정이 이어졌다. 양 의장은 “의원 여러분, 이의 없으십니까?”라는 말을 반복하다가 반대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가결됐다는 의미로 의사봉을 두들겼다.영상회의록을 자
스토리오브서울의 대선취재팀은 지난해 12월 1일 출범했습니다. 초겨울의 쌀쌀함 속에서 발대식을 가졌는데, 초여름 분위기가 완연한 시간에 마무리 원고를 씁니다. 그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저를 포함해 14명이 이화여대의 SK텔레콤관 508호에 처음 모였습니다. 모두의 얼굴을 사진에 담아서 첫 기사에 넣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자는 다짐이었습니다.제가 썼던 안내문은 2017년 2월 1일 홈페이지에 올라왔습니다. 발대식 2개월 뒤였습니다. 학생들의 기사는 2월 13일에 한 건, 3월 6일에
조기대선을 앞두고 정치활동 하는 시민들을 3월 중순부터 만났다. 이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했다. SNS, 메신저, 팟캐스트, 텀블벅, 그리고 오프라인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10대부터 40~50대까지. 그들은 모두 말했다. “미약하지만,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 그들은 왜, 어떻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까.프로젝트 ‘벚꽃 대선’의 안솔찬 씨를 서울역 근처에서 만난 날은 3월 29일이었다. 1987년생, 대학동기 3명이 만들었다. 이들은 지난해 술자리를 자주 갖다가 선거에 관심을 보이면서 청년 투표율을 증진시킬 일을 해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역대 득표수 2위의 기록으로 제 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7년 장미대선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이후 최고치의 투표율(77.2%)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의 연령별 투표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방송사 출구조사로 분석한 연령별 투표율과 사전투표 연령별 투표율만 나와 있다. 출구조사 결과는 연령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다름을 알 수 있다. 20~50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60대 이상에서는 홍 후보가 1위를 했다. 사전투표는 5월 4일부
“사실 득표 활동 하려면 여기 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자리도 많아요. 그렇지만 제가 청년 여러분을 자주 만나는 이유가 바로 여러분이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고 눈빛에는 생동감이 넘쳤다. 가슴에는 노란 리본이 보였다. 4월 4일 연세대 대학강연회에서 만난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의 모습이다. 강연회는 만석이었다. 200개에 가까운 좌석이 꽉 차서 늦게 오면 서서 들어야 할 정도였다.심 후보는 촛불시위 이후 놀랍도록 변화한 한국의 정치 지형에 대해 논평하면서 가장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기자는 4월 내내 바른정당에서 활동하는 청년을 찾았다. 조직국에 매일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해 준다는 말뿐이었다. 지인을 통해 알아봤지만 신생정당에서 일하는 청년은 없었다. 현장에 가보기로 했다. 유승민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과 유세장을 함께 했고, 당사에 있는 청년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사실 바른정당은 청년과 함께 시작했다. ‘청년이 바라는 정치개혁 토론회’를 1월 10일 개최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당을 등록한 날이 1월 25일이니 정당으로 공식출범하기 전부터 청년정책에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준다.바른정당은 청년정책을 쏟아냈다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는 붉은색이 넘실댔다. 참석자들은 점퍼, 스카프, 모자를 붉은 색으로 맞췄고, 같은 색깔의 응원봉을 흔들었다. 4월 8일,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행사의 모습이다. 대부분 중장년층이라서 당기를 흔드는 청년들은 눈에 쉽게 띄었다. 자유한국당의 미래세대위원회 위원들이었다.미래세대위원회는 자유한국당의 청년조직 중 하나다. 정기적으로 모여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을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고위 당직자와 의견을 공유한다. 위원은 40~50명. 청년층 대부분이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린 요즘,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 때, 기자는 20대의 정치참여를 취재하다가 더불어민주당에 전국대학생위원회(전대위)가 있음을 알게 됐다. 전국 17개 시도당 산하의 자치조직이다. 전대위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양해를 구하고 발대식에 참가했다.행사는 3월 18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국회의원 회관의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축하영상에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를 비롯한 당내 인사 15명은 청년의 정치참여가 중요함을 강조했다.대학생들이 정당조직에 참여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발대식에서 만난 송예린 씨(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