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팝스타 앤 마리가 2019년 7월 내한했다. 코로나 확산 전이다. 갑자기 내린 비로 공연이 취소되자 그는 호텔 라운지에서 무료로 공연했다. ‘퍼펙트 투 미(perfect to me)’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렸다. 팬이 떼창과 함께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호응했기 때문이다.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2007년 한국 공연 당시, 관객의 떼창을 듣고 무대 위에서 눈물을 쏟았다. 2019년 방영된 JTBC2 ‘호구의 차트’에서는 외국인이 감탄하는 한국의 월드클래스 TOP 10에서 ‘떼창 문화’가 9위로 선정됐다.

이런 모습은 코로나로 한동안 사라졌다. 특히 작년 6월 14일부터 4월 17일까지 대중음악 공연장에서 합창(떼창) 등 침방울이 튀는 모든 행위를 질병관리청이 금지했다. 팬들은 함성이 녹음된 음성파일을 틀거나 우는 소리를 내는 닭 인형을 사용하는데 만족했다.

▲ 앤 마리가 2019년 콘서트에서 눈물을 보이는 모습(출처=트위터)
▲ 앤 마리가 2019년 콘서트에서 눈물을 보이는 모습(출처=트위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며 공연장은 다시 활기를 띄었다. 5월 27일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 2022’은 예매 1분 만에 완판됐다. 야외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트 2022’(이하 뷰민라) 또한 일찌감치 매진됐다.

페스티벌에 참석한 한채원 씨(23)는 “2년 동안 박수만 가능했던 공연장에서 함성과 떼창이 들리는 순간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며 “잔나비 공연을 오랜만에 현장에서 즐겼는데 떼창으로 하나가 된 느낌을 받는 게 공연의 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밴드 잔나비는 “너무 행복했다. 끝내줬다. 이게 인생이지 싶었다”는 글을 SNS에 게시했다. ‘옥상달빛’은 5월 5일 서울 마포구의 신한play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단독공연을 하고 “오랜만에 들려온 떼창과 웃음소리들을 오래 간직하겠습니다”라고 SNS에 소감을 남겼다.

대학 축제도 마찬가지. 5월 4일 성균관대 자연과학대학 캠퍼스에서 싸이가 신곡 ‘댓댓(That That)’을 부르자 학생들이 따라 하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6월 9일 기준으로 조회 수가 710만 회를 넘었다.

성균관대 학생인 이승우 씨(23)는 “거리두기 해제가 풀린 시점이랑 맞물리기도 했고, 가장 먼저 축제를 시작한 곳이어서 사람이 많이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균관대 학생 노이준 씨(21)는 “많은 사람이 같이 뛰고 소리 지르는 게 오랜만이라 감격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싸이의 성균관대 공연(출처=인스타그램)
▲ 싸이의 성균관대 공연(출처=인스타그램)

한양대 김영재 교수(문화콘텐츠학과)는 “공연의 핵심은 함께하는 즐거움, 사람과 사람과의 연결, 아티스트와 연결되는 경험의 즐거움이며 이는 콘텐츠 소비의 흥미로운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공연 현장에 대해 우려한다. 축제에 참여한 노이준 씨(21)는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과 아직 안 걸린 사람이 한곳에 모여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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