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이 바짝바짝 앉아있는 걸 보니 꿈 같네요. 벌써 몇 주째 모이니까 낯설기도 합니다.” 5월 8일 일요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청파동 삼일교회에서 4부 예배가 열렸다. 송태근 담임목사는 빽빽하게 앉은 신자를 바라보며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신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복음성가 2곡을 불렀다. 지휘자의 손에 맞춰 성가대 11명이 합창했다. 교회 소식을 알리는 광고에는 다가올 여름 해외 선교를 간다는 내용이 나왔다. 4부 예배에 참석한 신도는 교회 추산 601명. 1~5부를 합치면 4715명이다.

코로나 19가 유행하던 2020년 12월,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다. 삼일교회 예배당에도 설교자와 방송실 관계자 등 온라인 예배 송출을 위해 최대 20명만 모일 수 있었다.

송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설교 중 이런 말을 전했다. “함께한다는 게 서로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잖아요. 그런 스킨십을 느낄 수 없는 상황에서 고독하게 홀로 예배를 드려야 했으니 성도들은 오죽했겠어요.”

▲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 4부 예배 현장
▲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 4부 예배 현장

정부가 4월 18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현장 예배가 가능해지는 등 종교 활동이 자유로워졌다.

사회복지사 홍애린 씨(26)는 요즘 교회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교회는 저에게 단순한 장소의 의미를 넘어 한 주를 살아가는 원동력 같은 곳이에요.” 최근에는 교회 사람과 편하게 만나니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교인은 2019년 255만여 명이었는데 2020년 238만여 명으로 6.8%가 줄었다. 교단 소속 교회 숫자가 같은 기간에 1만 1758곳에서 1만 1686개로 0.6% 줄었으니 코로나 19로 교인 숫자가 많이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성당도 비슷했다. 코로나 19가 확산하자 한국천주교회는 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던 공동체 미사를 사상 처음으로 중단했다.

한국천주교회가 4월 22일 발표한 ‘한국천주교회 통계 2021’에 따르면 2019년에는 108만여 명이 매주 일요일 미사에 참여했다. 2021년 참석자는 매주 평균 5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가톨릭 신자에게 성체를 먹는다는 건 영적인 식사를 뜻한다. 하지만 종교 모임 중 취식이 금지되면서 빵이나 떡을 나눠 먹는 성체성사에 한계가 있었다. 5월 16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만난 가톨릭 신자 정명숙 씨(77)와 원영혜 씨(62)는 성체를 먹지 못하자 모여도 모인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 씨는 ‘생명의 떡’이 ‘그림의 떡’이 돼 허전했다고 말했다.

▲ 서울 중구의 명동대성당
▲ 서울 중구의 명동대성당

최영재 목사(51)는 2015년 12월 경기 부천시에 자리 잡은 참사랑제자교회의 문을 2020년 11월 닫았다. 헌금과 교회 내 공부방 수입으로 유지하다가 월세를 내기가 힘들어졌다. 생계를 위해 용달 차량을 몰았다.

“코로나 기간 공부방도 못 하고, 교회도 문을 닫아서 화물 배달만 했어요. 경제적으로는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최 목사는 화물 운송 관련 앱이 5개 깔린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교회자립개발원에 따르면 5월 31일 기준으로 전국 교회 1만 1317곳 중 미래자립교회는 3800곳이다. 미래자립교회는 재정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곳을 말한다. 이렇게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 3명 중 1명은 최 목사처럼 다른 직업을 겸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를 통해 다른 직업을 겸하는 출석 교인 50명 이하 교회 담임 목사 220명에게 그 시기를 질문했더니, 코로나19가 퍼진 2020년 이후부터라는 응답이 27%였다.

팬데믹 기간에도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한 데에는 생존 문제가 있었다. 현장 예배가 중단되면 헌금을 내는 신자가 줄고, 수입이 줄어 교회 목사들의 생계가 어려워진다.

최 목사는 “작은 교회는 유대감이나 가족적 분위기가 핵심인데 그게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신자 수가 많은 대형 교회와 달리 온라인 예배 송출에 쓸 카메라가 없거나, 촬영을 맡아줄 신자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참사랑제자교회는 2020년 11월 문을 닫았다.
▲ 참사랑제자교회는 2020년 11월 문을 닫았다.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 소장은 “공동체 미사가 멈추고, 성당의 문이 닫힌 상황에서 신자들은 교회가 무엇인지, 자신이 왜 신앙생활을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기 더 고통받거나 가난한 자를 위해 기도하는 신자도 많아졌다고 한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안건상 교수(선교신학 전공) 역시 지역사회와 공동체와의 공존을 강조했다. “진정한 예배는 예배당에서만 드리는 게 아니라, 일상의 자리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며, 이웃에게 환대와 사랑을 베푸는 삶의 예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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