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땐 신나게 놀고 고학년 때부터 취업준비하자’는 옛날 얘기이다. 요즘 학생들은 취업난에 대비하기 위해 1학년 때부터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동아리 또한 연극, 노래, 차 마시기와 같은 예술, 취미 생활 혹은 정치 토론회, 인문독서 토론회 등의 인문학적인 동아리보다 스펙을 쌓는데 도움이 되는 동아리가 1학년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  

1학년 때부터 시작하는 취업 준비, 과연 옳을까. 이때는 많은 경험을 해보고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잘 놀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지식과 콘텐츠가 있어도 그 둘을 잘 버무리는 기술은 직접 경험한 것들에서 나온다. 또한 충분한 진로 탐색의 시간 없이 취업을 하게 된다면, 흥미가 안생기거나 이상과의 괴리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한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음악, 연극, 경영, 글쓰기 등 다양하고 많은 경험들을 통해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 길인지 탐색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이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대학교 저학년 때가 가장 이상적인데, 이 시기에 단지 취업 준비로 학교에 갇혀 산다면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경제학적인 면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장점도 있다. 일찍부터 자신의 길을 정하고 그 길에 맞는 스펙을 쌓아가는 풍토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을 많이 양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사람들을 특정 분야별로 나누어서 그 분야에 대해 심층적인 교육을 하고 경험을 하게 하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면에서 이득이다. 요즘과 같은 취업난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모두가 열심히 하는 고학년 때에는 승부하기 힘들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준비해서 취업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 좋은 것인가. 오히려 콘텐츠는 있지만 그것을 잘 다룰만한 인재의 부족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식은 혼자 책상에 앉아 공부하더라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과 창의성이라는 ‘양념’을 얻을 수는 없다. 또 이 시대 기업이 원하는 창의성의 부족으로 오히려 취업이 힘들 수 있다. 우리 사회는 한 분야의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분야들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는 기회비용적인 면으로도 1학년 때부터 취업준비에만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자신의 꿈이 뚜렷하다면 한 길만 보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가 그렇다. 그녀는 꿈을 이루기 위해 친구들과 노는 것, 학창시절의 추억들을 포기하며 노력했다. 이처럼 자신의 꿈에 대해 확고하다면 그 길을 당당히 걸어도 좋다. 하지만 단지 나중에 먹고 살 것을 걱정하며 저학년 때부터 자신의 삶의 질, 행복을 무시한 채 열정 없는 스펙을 쌓고 있다면 잠시 가는 길을 멈추자. 그리고 자기가 걷고 있는 길이, 걷는 방법이 옳은 것인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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